대중교통에서 먼저 자리 양보하는 작은 실천

 


며칠 전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짧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장면을 봤습니다.

자리가 없는 할아버지 한 분이 서 계셨는데, 가까이에 앉아 있던 여자분이 자연스럽게 일어나 자리를 양보했습니다. 여기까지는 우리가 가끔 볼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.

그런데 그 여자분이 일어나는 순간 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. 임산부였습니다.

저도 순간 놀랐는데, 맞은편에 앉아 있던 다른 여자분이 그 모습을 보더니 이번에는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했습니다.

그런데 또 한 번 놀랐습니다.

두 번째로 일어난 분을 보니 양손에 짐이 한가득이었습니다.

저는 뒤쪽에 앉아 그 장면을 보고 있다가 이번에는 제가 그분께 자리를 양보했습니다.

불과 몇 분 사이에 자리 하나가 세 사람에게 이어졌습니다.

날씨는 무척 더웠지만 그날만큼은 이상하게 마음이 참 따뜻했습니다.

1. 자리 양보는 생각보다 작은 행동에서 시작됩니다

대중교통에서 어르신이나 임산부를 보면 자리를 양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은 많습니다.

그런데 실제 상황에서는 잠깐 망설이게 됩니다.

‘저분이 정말 앉고 싶어 하실까?’

‘괜히 불편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?’

‘다른 사람이 양보하지 않을까?’

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.

저도 예전에는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.

하지만 그날 처음 자리를 양보한 임산부를 보면서 느낀 점이 있었습니다.

배려는 완벽한 판단을 한 뒤 하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.

내가 지금 서 있어도 괜찮고, 상대방이 조금 더 편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면 먼저 물어보면 됩니다.

“여기 앉으세요.”

이 한마디면 충분합니다.

2. 누가 더 힘든지 비교하지 않아도 됩니다

그날 상황을 생각하면 참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.

할아버지도 자리가 필요했습니다.

임산부도 충분히 앉아 있어야 할 사람이었습니다.

짐이 많은 여성분도 서서 가기 편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.

누가 가장 힘든 사람인지 순위를 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.

그래서 저는 자리 양보를 할 때 누가 더 힘든지를 따지는 것보다 내가 지금 양보할 수 있는지를 먼저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.

내 몸이 불편하지 않고 목적지까지 서서 갈 수 있다면 한 번 일어나 보는 것입니다.

물론 겉으로 보이지 않는 질환이나 몸의 불편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.

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.

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을 찾는 것입니다.

3. 말하기 어렵다면 아주 짧게 표현해도 됩니다

자리 양보를 하고 싶어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분들이 있습니다.

복잡한 설명은 필요하지 않습니다.

“여기 앉으세요.”

“저는 곧 내려요.”

“괜찮으시면 여기 앉으실래요?”

이 정도면 충분합니다.

상대방이 괜찮다고 하면 억지로 권하지 않아도 됩니다.

한 번 마음을 표현했다면 선택은 상대에게 맡기면 됩니다.

4. 오늘 대중교통을 타면 이것부터 해보세요

대중교통에 타자마자 휴대전화부터 보는 습관이 있다면 오늘 한 번만 다르게 해보세요.

자리에 앉은 뒤 10초 정도 주변을 살펴봅니다.

어르신이 계신지,

임산부가 서 있는지,

아이를 안고 있는 보호자가 있는지,

짐이 많은 사람이 있는지,

보조기구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지 한번 보는 것입니다.

그리고 내가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라면 먼저 행동해보세요.

자리 하나를 양보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몇 초뿐입니다.

5. 자리 양보만 배려는 아닙니다

몸이 불편해서 자리를 양보할 수 없는 날도 있습니다.

그럴 때는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.

통로를 막고 있는 가방을 치워주는 것,

유모차가 지나가도록 비켜주는 것,

내릴 사람이 쉽게 지나갈 수 있도록 잠시 움직이는 것,

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문을 잡아주는 것도 모두 작은 배려입니다.

꼭 내 자리를 내줘야만 좋은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.

오늘의 작은 실천

다음에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한 가지를 해보세요.

휴대전화 보기 전에 주변을 한 번 살펴보기.

그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.

누군가 도움이 필요해 보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때 움직여보세요.

마무리

그날 저는 큰일을 한 것이 아닙니다.

앞에서 두 사람이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을 뿐입니다.

그런데 집에 돌아온 뒤에도 그 장면이 계속 생각났습니다.

한 사람이 할아버지께 자리를 양보했고, 다른 사람이 임산부에게 자리를 내줬고, 그것을 본 저도 다시 움직였습니다.

좋은 행동은 꼭 말로 가르쳐야 이어지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.

누군가 먼저 행동하면 그것을 본 다른 사람이 자연스럽게 따라 하기도 합니다.

다음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우리도 잠깐만 주변을 살펴보면 어떨까요?

자리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편안함이 되고, 또 다른 사람에게는 배려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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